• [기고] ① 인천 청년은 왜 떠나는가...‘일자리’라는 정답 뒤에 숨겨진 진실
    • 비즈인천은 인천의 산업과 경제를 넘어, 이 도시에서 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정주 조건’을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그 일환으로 유유기지 부평과 함께 현장의 시선에서 현상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기고 연재를 시작합니다. 청년들이 왜 인천에 머물지 않고 ‘환승역’처럼 느끼는지, 인천을 ‘청년이 머무는 곳’으로 바꾸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다룹니다. 이번 기고가 지역과 청년을 잇는 새로운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비즈인천] 부평의 청년들, ‘환승역’에서 ‘기지’를 묻다

      "인천은 살기 좋은 도시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지표와 체감 사이에서 묘한 간극을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연간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인천은 순유입률 1.1%를 기록하며 전국 17개 시도 중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객관적인 수치만 놓고 보면 인천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활력이 넘치고 사람이 모여드는 도시다.

      하지만 수치 이면의 온도 차는 결코 가볍지 않다. 최근 확정된 「인천광역시 제2차 청년정책 기본계획(2026~2030)」에 담긴 실태조사 결과는 우리에게 다른 질문을 던진다. 인천 청년의 77.1%가 계속 거주하기를 희망하지만, 5명 중 1명 이상인 22.9%는 여전히 기회만 된다면 인천을 떠날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청년 10명 중 3명(29.0%)이 매일 서울과 경기로 관외 통근과 통학을 이어가야 하는 실정이다. 청년들이 지역 사회에 깊이 뿌리 내리는 것을 방해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이 현상의 원인을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라는 단편적인 시선에서 찾았다. 하지만 2024년, 유유기지 부평의 센터장으로 부임하며 현장에서 직접 마주한 청년들의 목소리는 달랐다. 그들이 진정으로 갈구하는 것은 화려한 취업 정보나 대기업의 채용 공고 이전에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심리적 안전망’과 나를 이 도시에 붙잡아줄 ‘사회적 관계의 회복’이었다.

      ‘환승역’이 된 도시, 사라진 일상의 감각

      인천은 역동적인 도시다. 하지만 청년들에게 인천, 특히 부평은 종종 기회를 찾아 떠나기 전 잠시 머무는 ‘환승역’처럼 느껴지곤 한다. 잠만 자는 침상도시(Bed Town)로서의 기능이 강해질수록 지역 사회에 내 소속감은 희미해진다.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는 진짜 이유는 단순히 직장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 도시에서 ‘나의 존재’를 증명할 관계망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청년들은 유례없는 경제적 불확실성과 사회적 고립감을 동시에 겪고 있다.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는 역설은 그만큼 청년들의 일상이 무너져 있음을 방증한다.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은 취업 준비라는 긴 터널 속에서 정서적 번아웃을 겪으며, 타인과의 연결을 스스로 차단하고 있었다. 일상이 무너진 청년에게 단순한 취업 독려는 오히려 독이 될 뿐이다.

      우리는 여기서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일자리가 생기면, 청년들이 돌아올 것인가? 아니다. 지역에 대한 애정과 정주(定住)의 의지는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고 ‘내가 내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효능감을 느낄 때 비로소 생겨난다. 유유기지 부평이 지난 6년간 ‘공간’이라는 하드웨어를 넘어 청년들의 깨진 일상을 복원하는 ‘관계의 토양’이 되기로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책 게이트웨이 ‘유유기지 부평’...‘연결의 조건’을 고민하다

      교육의 본질은 단순히 성적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배움이 중단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청년 정책의 본질 또한 일자리 수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사회와 단절되지 않도록 ‘연결의 조건’을 마련하는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유유기지 부평은 스스로를 단순한 공간 대여 시설이 아닌 청년의 삶과 지역 정책을 잇는 ‘정책 게이트웨이(Gateway)’로 정의한다.

      청년 정책은 이미 차고 넘친다. 하지만 정작 도움이 절실한 청년들은 수많은 정보의 바다에서 길을 잃거나, 자신에게 맞는 정책이 무엇인지조차 모른 채 고립된다. 정책과 청년 사이의 이 거대한 간극을 메우는 것이 바로 ‘전달 체계’의 핵심이다. 유유기지 부평은 청년이 센터 문을 두드리는 순간, 그가 가진 복합적인 결핍을 분석하고 가장 적합한 자원(심리, 주거, 금융, 취업 등)으로 연결하는 입체적인 인터페이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공간이라는 물리적 장벽을 낮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을 발굴하여 지역 사회로 끌어들이는 실험을 지속해 왔다. 자립 준비 청년이나 고립·은둔 청년처럼 기존 복지 체계가 세밀하게 챙기지 못한 이들에게 유유기지 부평은 가장 뾰족하고 기민한 대응 창구가 되어야 했다. 관계가 회복된 청년은 쉽게 떠나지 않는다. 그들이 부평에 머물며 동료와 함께 미래를 꿈꿀 때 비로소 인천의 도시 역동성은 살아날 수 있다.

      지난 6년의 시간은 유유기지 부평이 이러한 ‘정책 전달 체계’로서의 신뢰를 쌓아온 과정이었다. 다음 글에서는 공간을 넘어 ‘사람’을 통해 정책을 전달하는 유유기지 부평만의 독특한 시스템과 그 중심에서 350명이 넘는 청년의 삶을 바꾼 ‘청년 지원 매니저’들의 생생한 기록을 다루고자 한다.
      문명선 유유기지 부평 센터장
      문명선 유유기지 부평 센터장


      현 청년공간 유유기지 부평 센터장
      현 부평구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
      전 고용노동부 청년도전지원사업 지원기관 선임컨설턴트
      전 고용노동부 국민취업지원제도 선임컨설턴트
      전 고용노동부 취업성공패키지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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