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인천 동구 금창동 서사 담아 빚는 ‘금창막걸리’…‘나윤경 꿀주당 대표’
    • 나윤경 꿀주당 대표 출처비즈인천
      나윤경 꿀주당 대표. 출처=비즈인천

      [비즈인천] “막걸리는 단순한 술이 아닙니다. 지역의 시간과 이야기, 사람의 정서가 담겨야 비로소 그 가치를 발휘합니다. 제가 나고 자란 금창동의 서사를 담아 금창막걸리를 빚습니다”

      인천 동구 금창동 골목길, 소박하지만 정감 어린 한 양조장이 지역 관광과 문화 활성화를 꿈꾸며 문을 열었다. 양조장의 주인은 자신을 술 작가로 칭하는 ㈜꿀주당 나윤경 대표다. 지역의 서사와 사람 이야기를 담아 양조장에서 빚어낸 첫 작품 ‘금창막걸리’는 출시 1년 만에 ‘2025 대한민국 주류대상 탁주 부문 대상’을 받으며 지역 전통주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비즈인천은 금창동 양조장에서 나윤경 대표를 만나 창업 계기와 금창막걸리 제조 과정, 향후 신제품 출시 계획을 들었다.

      나윤경 대표 "꿀 같았던 청주 한모금이 창업 계기…꿀주당 환승 관광의 중심지로 만들 것"

      인천 동구의 조용한 골목에서 빚어지는 전통주가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의 발걸음을 불러 모은 비결은 무엇일까.

      나윤경 대표는 “금창막걸리는 불필요한 첨가물 없이 쌀과 물, 누룩만으로 세 번 빚어 두 달간의 발효와 숙성을 거쳐 만들어진다. 일반적인 달큰한 막걸리와 달리 깔끔하고 은은한 향이 감돈다”며 “충분한 발효와 숙성 덕분에 일반적인 막걸리와 달리 숙취가 적으며, 당도를 낮춰 누구에게나 부담 없는 맛으로 대중성도 확보했다. 여러 호평이 있었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소비자는 83세의 약주를 못 하던 노인이다. 양조장 근처에 거주하는 어르신인데, 금창 막걸리를 마신 뒤 쾌변을 한다면서 저녁 밥 반주용으로 매일 찾아와 구매한다. 금창막걸리는 젖산균·효소·효모의 생명력 덕분에 소화를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금창막걸리를 제조하는 나윤경 대표 출처비즈인천
      금창막걸리를 제조하는 나윤경 대표. 출처=비즈인천
      금창막걸리를 제조하는 나윤경 대표 출처비즈인천
      금창막걸리를 제조하는 나윤경 대표. 출처=비즈인천
      금창막걸리를 제조하는 나윤경 대표 출처비즈인천
      금창막걸리를 제조하는 나윤경 대표. 출처=비즈인천

      나윤경 대표는 아이러니하게도 술을 한 모금도 먹지 못하던 사람이었다. 식초를 좋아하는 식구들을 위해 식초 제조법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막걸리의 매력에 빠졌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홍초가 유행했다. 집에서 냉면 삶아 먹으면서 식구들이 식초 맛에 빠졌다. 다양한 식초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강의를 찾았다. 먼 지방을 다닐 형편이 아니었기에 식초 강의가 있다는 인천 배다리 ‘스페이스 빔’을 찾았다. 알고 보니 이곳은 오래된 소송주·약조장 터였고, 전통주를 가르치는 선생님도 있었다”며 “강의를 들으니, 식초와 술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식초는 초산균이 알코올과 산소를 만나 발효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전통 발효를 배우며 술을 접하게 됐다. 삼양주(3번 빚는 고급 청주)도 만들어 한 잔을 입에 머금었는데, 그 순간 세상이 달라졌다. 술이 꿀처럼 달았기 때문이다. 그 맛에 완전히 반해버렸고,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회상했다.
      나윤경 꿀주당 대표 출처비즈인천
      나윤경 꿀주당 대표. 출처=비즈인천

      그는 이후 현미·흑초 식초, 토마토식초, 발사믹뿐만 아니라 전통주를 배우기 위해 전국을 돌며 학구열을 불태웠다. 장인을 찾아 단양에 다락방 있는 시골집을 짓고 인터넷을 끌어올려 설치하는 열정으로 배움을 이어갔다. 단양 공간은 지금도 그가 식초 강의를 병행하는 곳이다.

      나윤경 대표는 “전통주 가르칠 때 식초 강의를 꼭 포함한다. 발효라는 공통점이 있고 식초의 초산균 먹이는 알코올이기 때문에 둘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식초는 7000종 이상 균이 들어가는 복합체다. 숙취 해소도 식초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윤경 대표는 막걸리를 단순한 주류가 아닌 지역 문화의 상징으로 여긴다.

      그는 “관광은 지역이 빛나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철학이 있다. 이런 점에서 인천은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예컨대 인천국제공항으로 오가는 외국인 관광객이 환승 시간 동안 지역을 경험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다. 공항을 경유하는 여행객들이 인천 동구의 작은 양조장을 찾아 전통주를 체험하고 지역 문화를 느낀다면, 이곳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풍성해질 거라고 확신한다”며 “이처럼 단순히 맛있는 술을 만드는 것을 넘어, 전통주를 매개로 지역 정체성과 문화를 국내외에 알리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 인천 동구를 하루 휙 돌아보고 가는 게 아니라 식사와 술, 박물관, 숙박을 연계해 1박2일 또는 3박4일간 머물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도 만들어 지역활성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꿀주당 ‘공식 양조사 교육기관’으로 지정…지역 상징 막걸리 신제품 출시 예정

      2021년 문을 연 꿀주당은 전통주 체험학교도 함께 운영하며 양조사 양성에도 매진하고 있다. 나윤경 대표는 창업 당시부터 꿀주당을 단순 양조장이 아닌 교육 기반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계획이 있었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한국양조교육진흥원으로부터 정식 교육기관으로 인증받아 체험학교를 교육 기관으로 확장했다.
      꿀주당 양조시설 출처비즈인천
      꿀주당 양조시설. 출처=비즈인천

      나윤경 대표는 “전통은 단순히 계승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발전과 학습이 따라야 한다. 따라서 내가 배운 기술을 전승하고, 그 사람이 다시 공부하고 발전시켜 지역과 연계해야 문화가 남는다”며 “이같은 철학으로 양조장을 만들면서 전통주 체험학교를 운영했다. 이를 유심히 지켜본 인천 동구청 문화·교육 담당 부서에서 전통주 교육 프로그램을 의뢰했다. 이를 계기로 전통주 교육과정을 추가하며 동구문화원과도 협업을 이어 나갔으며, 동구청의 추천 덕분에 한국관광공사·농림식품부의 ‘관광두레’에도 선정됐다. 이후 양조 체험, 시음 행사, 향음주례 교육 등 관광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 운영했다. 이제 공식 양조사 교육기관으로 지정된 만큼,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증하는 양조사를 배출하고 지역 일자리와 연계해 지역 관광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꿀주당 양조시설 출처비즈인천
      꿀주당 양조시설. 출처=비즈인천

      지역 주제로 막걸리 신제품 출시 예정...수출형 상품화도 추진

      꿀주당은 지역을 주제로 삼은 신제품 출시 계획도 밝혔다.

      나윤경 대표는 “주민과 지역이 빛나야 꿀주당도 빛날 수 있다. 이같은 철학을 반영해 금창동과 창영동에서 이름을 가져온 ‘금창’ 브랜드를 시작으로, 송림을 모티브로 한 막걸리, 화도진의 꽃을 상징하는 술, 나아가 성공적인 제물포구 출범을 기원하고 축복하는 상징적 술까지 단계적으로 준비 중이다. 지역을 기억할 수 있는 술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창막걸리 선물세트 출처비즈인천
      금창막걸리 선물세트. 출처=비즈인천

      꿀주당은 지역 막걸리의 수출형 상품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나윤경 대표는 “외국인이 막걸리를 사가고 싶어도 탁주는 발효가 지속되므로, 항공 운송 중 터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꿀주당은 막걸리 키트 3종을 출시 준비 중이다. 현지에서 물만 섞어 발효하는 방식이라, 해외에서 전통주 체험과 소비를 동시에 할 수 있다”며 “다만 시중의 많은 키트가 지나치게 단맛 위주라, 꿀주당은 ‘단맛에 기대지 않는 막걸리 본연의 맛’을 차별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술을 제대로 전하지 않으면 주류 문화가 혼탁해진다. 술에 대한 편견을 지우고 배운 기술을 제대로 전수하며 지역과 상생하는 꿀주당 대표가 되겠다”며 “지역 막걸리 제조법을 제대로 전수하는 훌륭한 스승이 되고 싶다. 훌륭한 스승 밑에서 훌륭한 제자가 나오기 마련이고, 그들이 빛날 때 비로소 스승이 빛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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